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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의 창]한국 사회 부적응자가 남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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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행복한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0회   작성일Date 24-05-0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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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여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에서 홍세화를 봤다.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을 응원하는 희망버스가 갔을 때다. 홍세화는 무대 먼발치 담벼락 쪽에서 홀로 행사를 지켜봤다. ‘진보 셀럽’들이 맨 앞자리 어디 앉을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걸 목격한 뒤라 그 모습이 오래 남았다.
    2013년 홍세화가 제안해 만든 학습 협동조합 이름이 ‘가장자리’라는 걸 알았을 때 경계를 지키거나 버티려던 마음으로 담벼락 쪽에 선 건 아닐까 생각했다. ‘가장자리’ 창립과 ‘말과활’ 창간을 두고 인터뷰했을 때 홍세화는 이렇게 말했다. 삶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 벼랑 끝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죠. 중심을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중심이 점 하나라면, 가장자리는 평등한 점들이 모여 만드는 선입니다.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맞잡는 연대의 선인 거죠.
    부고에 그 가장자리를 떠올렸다. 그 자리는 전장이었다. 모두가 점 하나, 장교가 되려는 세상에서 홍세화는 늘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고 했다. 척박한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 역할을 하려 했다.
    끝까지 ‘한국 사회 부적응자’로 남았다. 프랑스에서 귀국한 해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계신가요’라는 진행자 질문에 적응해야 하나요라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반문했다. 홍세화는 불온성을 간직한 걸 또 다행으로 여기고 살며 악역을 자처했다. 불화, 비난을 감당하며 가장자리를 지켰다.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선’ 이 불온한 자는 거침없었다. 척탄병으로 폭탄을 던진 곳은 수구보수 자리만이 아니었다.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에도 투척했다. 홍세화는 세상을 바꾼다면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전에 스스로 바뀐다는 사실을 상기하려 했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조국의 사모펀드 문제와 우리는 조국이다 집회의 실상을 비판한 것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노동문제에 분노하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노동문제에 침묵할 때 나는 김용균이라고 외친 것도 늘 가장자리를 지키며 싸운, 늙었으나 용맹했던 척탄병의 일이관지였다.
    수구보수 쪽 사람들은 홍세화가 죽고 ‘진보좌파 비판’을 끄집어내지만, 그는 수구보수의 반동성을 줄곧 비판한 사람이다. 이 정권이 들어서자 윤석열의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와 ‘김건희에는 눈감는 불공정’ 등을 비판했다. 홍세화는 ‘진보좌파’의 우경화와 이중성, 부의 축적을 비판했지 수구보수를 옹호하지 않았다. 2022년 11월 쓴 한겨레 칼럼에는 <조선일보> 따위가 문재인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왜 진보냐? 좌파냐?’라고 응수하지 않는다고 썼다.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수구 언론이 우경화된 ‘진보좌파’ 세력을 ‘좌파’로 부르는 것을 좌파에 대한 모독으로 여겼다.
    자기 좌표도, 공격 대상 좌표도 한결같았다. 소수자, 난민,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빈자 즉 육체적 품이든, 정신적 품이든 품을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들 편에서 싸웠다. 벌금 수십만원, 100만~200만원이 없어 교도소로 가 노역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맡은, 스톡옵션도 수당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장(장발장은행)’도 그에겐 마땅한 자리였다.
    ‘저널리스트 홍세화’도 20 대 80 사회에서 80의 생존과 투쟁 이야기를 거듭 끄집어내며 대물림되는 가난을 직시했다. 마지막 단독 저서 <결 : 거칢에 대하여>(2020, 한겨레출판)에서 언론이 다루는 서사는 연예인·부자·유명인·호감정치인 등 ‘20’과 관련된 것들이고, 노동자 등 ‘80’과 관련된 서사는 사회면에 양념처럼 곁들여지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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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주의자 홍세화’는 한겨레21과 진행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비판성·연대성을 공화국에서 품어야 하는 민주시민의 성격이라고 했다. 현실은 어떤가. 자기 진영·정파 사람들 잘못에는 눈감거나 옹호하고, 다른 진영·정파 잘못은 침소봉대한다. 진보와 개혁을 외치는 이들 중 난민, 소수자와 연대하는 이도 찾기 힘들다. 공공의 장은 비판적 이성과 토론 대신 광신과 맹신, 적의로 차버렸다. 홍세화는 ‘대한민국’이 국가 귀족, 사회 귀족 나라였지 공화국인 적이 없다고도 했다.
    홍세화가 죽었다. 진보를 자처하거나, 진보 운동을 해온 이들이 진영·정파의 치어리더가 되고, 정론을 추구한다는 이들이 ‘20의 이야기꾼’ 노릇만 하는 세상에서 그의 부재를 오래 되새길 것 같다.
    다음달 13일부터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10개 테마노선이 전면 개방된다.
    정부는 DMZ 접경지역만의 생태·문화·역사자원을 통해 안보와 자유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엠지(DMZ) 평화의 길’ 10개 테마노선을 개방한다고 30일 밝혔다. 참가 희망자들은 이날부터 ‘평화의 길’ 누리집( 걷기여행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두루누비’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하면 된다.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세계적 안보관광 명소로 육성하고 지역관광과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에 개방하는 테마노선은 인천의 강화, 경기의 김포, 고양, 파주, 연천, 강원의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비무장지대 접경 지자체별 특성을 살린 10개 코스이다.
    각 코스에서는 비무장지대에 서식하는 각종 야생 동식물 보호와 참여자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되, 주요 구간에서는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참가자가 직접 걷는 구간으로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접경지역에만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고, 해당 지역 마을주민 등으로 구성된 해설사나 안내요원을 통해 그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특히 10개 테마노선은 지자체와 협의해 지역의 역사와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볼거리를 토대로 ‘강화 평화전망대코스’, ‘김포 한강하구-애기봉코스’, ‘화천 백마고지코스’ 등 국민들이 각 코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부 명칭을 선정했다.
    이번에 열리는 10개 코스는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 코스, (김포시) 한강하구-애기봉 코스, (고양시) 장항습지생태 코스, (파주시) 임진각-도라산 코스, (연천군) 1.21 침투로 탐방 코스, (철원군) 백마고지 코스, (화천군) 백암산 비목 코스, (양구군) 두타연 피의능선 코스 (인제군) 대곡리초소-1052고지 코스, (고성군) 고성통일전망대 코스 등이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중 하나인 루이바오가 29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어미 아이바오 곁에 누워 대나무를 가지고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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